(2013. 6. 21)

"유우기~!"
"안즈."

네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결코 내가 바랬던 시선으로는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스스로를 속인다. 환상적이리만치 소설 같은 상황. 낭만적이다. 설령 보상받지 못하는 짝사랑이라 하더라도, 비극으로 똘똘 뭉친 전개라고 하더라도, 로맨틱함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포기하지 못한다.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에 희망을 건다. 희망을 걸기 때문에…

"파트너…."
"응? 무슨 일 있어?"
"파트너,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정도는……. 게다가 난 곧…,"

…그렇기 때문에, 더욱 쓰디쓴. 그런 현실. 낭만적이지 않다. 혹은 씁쓸한 부분조차 너무나도 낭만적이게 비극적이어서…. 생각과 생각이 겹쳐 모순이 생겨나지만 어찌할 방도도 없다.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든다. 오오, 고귀한 나의 왕님이여.

"유우기는 당신이 고민하는 건 원하지 않을거야, 분명. 그러니까 기운 내, 유우…, 으음…."
"아아, 그것도 그렇군. 고맙다, 안즈."
"그보다, 뭘 할까? 난 당신이 부담스럽지 않은 걸로 좋으니까! 기껏 유우기가 시간을 내 줬으니까, 그냥 보내기에도 미안한 거 아냐?"

아냐, 틀려. 거짓말이다. 당신의 소중한 파트너가 나를 좋아하듯이, 나는 당신을….

"앗…,"
"또 카드샵에라도 갈까? 유우기는 카드를 볼 때 가장 즐거워 보이니까!"

내가 가고 싶은 곳은-

"그래."

-당신이 나를 안아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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