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3)

"Hitorinbo Envy"

 

Pokemon BW&BW2 Cheren*N

w. Runtz

 

네 꿈을 꿨다. 너는 손뼉을 치며 경쾌한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그러면 풀숲에 숨어있던 포켓몬이 하나 둘 나타나서 너를 뒤따랐다. 너는 마치 포켓몬의 군단장 같은 모습이었다. '옳지, 옳지, 이리 오너라.'

 


 

"금요일마다 N을 만나. 여기서."

 

N? 정말로? 여기서?

 

"아, 응. 그 녀석이랑은 아는 사이라서. 그런데 금요일이라고?"

 

"응, 금요일."

 

"다음 주 금요일에 녀석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설마 너한테는 아무 말도 안해준거야?"

 

"아무 말도 못 들었는데...."

 

"나 참, 숙녀를 기다리게 하다니."

 

아냐! 아직 금요일도 아니고... 그 사이에 연락을 줄지도 모르고... 처음부터 약속 같은 거 한 적 없는걸!

 

순진하구나.

 

금요일날 널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벨은 바빠서 만나지 못했다. 토우코는 N을 찾으러 사라졌다.

 

사정은 있었지만 핑계거리였다. 마음에서부터 멀어져 있었다. 소꿉친구의 끈끈한 인연은 이제 없었다. 토우코가 없는 탓이었다. 세 명이었을 때는 완벽한 균형이었는데.

 

무너졌다.

 

 

 

N이 토우코를 만나면 둘이 함께 돌아오리라 생각했다.

 

서로 찾아 각각 지구의 반대편을 떠돌다 잇슈지방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다시 둘이서 함께 떠나버리고 말았다.

 

벨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었다. 그녀의 연락은 잦아지지 않았다.

 

 

 

싯포시티의 짐리더가 되었다. 은퇴한 아데크를 대체하는 새 챔피언은 아이리스였다. 네 살 정도 연하의 자그마한 아이였다.

 

첫번째 짐은 도전자도 드물었다. 특색이 없는 노말 타입은 인기가 없었다. 그래도 일은 많았다. 나는 선생님이었다. PWT는 나를 아주 가끔씩만 불렀다. 일이 바쁜 탓이었다.

 

되고 싶었던 건 역시 챔피언이다.

 

 

 

불타오르던 건 지배욕이었다. 그리고 일말의 억울함과 호기심이 있었다. 네 살은 생각보다도 뽀얬다. 너는 여름에도 짧은 옷을 입지 않아서다. 그 살결이 매일 밤 꿈에 나왔기 때문에 한동안 몽정했다.

 

 

 

너는 실은 한 번도 내 것이 아니었는데. 그래서 더 꼭 붙잡고 있었다. 바람처럼 사라졌다가 일 년에 한두번 나타나는 사람은 한 명으로 충분했다.

 

 

 

너는 언젠가부터 나와 대화하지 않았다. 대신 포켓몬과 두 배로 이야기했다. 너는 다시 웃기 시작했다. 전부 내 탓이었지만 외로웠다.

 

 

 

네 손을 잡고 라이몬으로 뛰쳐나갔다. 라이몬에서는 1년에 한 번 축제가 열린다. 축제 불빛에 의식을 맡긴 채 모든 걸 잊은 척 했다. 캔디 애플을 두 개 사서 하나를 네 손에 들려줬다. 너는 감이 날카로워서 사격을 잘 했다. 하얀 유카타가 무척 어울렸다.

 

 

 

영원히 엇갈릴 운명은 아니었다. 마름꽃마을에서 세 명의 아이들이 처음 여행을 나선 여름으로부터 3년 뒤의 겨울에 N은 토우코와 재결합했다.

 

 

 

토우코가 청혼했다. N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나는 심장이 내려앉았다. 충격적이게도 축하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남녀는 함께 잇슈 땅을 떠났다. 벨도 한층 더 심도깊은 연구를 위해 잠시 호우엔으로 떠나겠다고 했다.

 

나는 협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오랜만이야, 다이켄키. 나, 짐리더를 관뒀어."

 

 

 

"...N?"

 

"...체렌."

 

 

좋아해,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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