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5)


 그룬왈드 론즈브라우가 숨을 들이쉬는 것으로 누군가가 상처받았다.

 그룬왈드는 타인을 상처입히는 것이 아팠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타인을 상처입혔다. 그룬왈드는 가지는 것을 거부하고 느끼는 것을 거부했다.

 그룬왈드는 사라졌다.

 

 브레이즈는 반짝반짝거리는 자색 눈동자로 그룬왈드를 보았다. 유리로 만들어진 조각상처럼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가 신비했다. 그는 유리 같아서 또한 번뜩거리면서 자신을 비추었다.

 

 "안녕."

 

 브레이즈는 미묘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룬왈드는 눈동자를 흘깃, 한 번 그를 보고는 도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것도 없는 오돌토돌한 벽에 수없이 시선이 꽂힌다. 그가 앉은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브레이즈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투명해서 매혹적이었다.

 

 이성이 말리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되돌아보면 어느새 영롱한 보라빛과 시선이 맞닿아있었다. 금세 다시 공허로 눈을 돌렸지만 벽은 옅게 페인트칠을 한 듯 연보라색으로 변해있었다.

 지독히도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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