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자크] 

 

 "야, 개새끼야!"

 

 아이자크가 눈에 밟히자 리즈가 짖궂게 웃으며 큰 소리로 불렀다. 시비조의 목소리를 들은 아이자크는 불쾌한 표정으로 홱 돌아보았다.

 

 "씨발, 왜."

 "뭐? '씨발'? 너 이 새끼, 잘 걸렸어!"

 

 다짜고짜 리즈가 손바닥에서 화르륵, 불꽃을 피워냈다. 아이자크는 기가 차면서도 목검을 들었다.

 

 "당신 오늘 이상하게 평소보다 더 돌았어. 뭐 잘못 먹었냐?"

 "그건 싸워보면 알겠지."

 

 리즈는 손목을 풀면서 도발했다. 아이자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파란 눈이 살기를 띄었다.

 

 "그럼 맞짱 까."

 

 

 둘이 치고받는 1미터쯤 뒤에서, 아이자크의 맹우 에바리스트와 그의 스승 베른하드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둘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 요즘 안 싸우더니 또 싸우네요. …그러게 말이다. 스승님, 쟤네 왜 저러는지 혹시 짚이는 거 없어요?

 

 

 "야, 이거 존나 불공평하다고!'

 "지랄하네."

 "아니, 당신은 불을 쓰는데 난 목검이라고! 이게 안 불공평하냐?"

 "나는 능력이 있는거고 넌 없는거고. 공평하지! 꿀리는 것 같으면 항복하던가."

 "씨발놈."

 

 

 "리즈는 말이다……."

 "예?"

 "오늘 밤 제법 위험한 임무를 나가는 걸로 되어있다. 체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어, 예에…, 그렇군요…. 부관님도 함께 나가시나요? 아니, 나와 프리드리히는 대기다. 아, 예.

 

 

 "개새끼, 오늘은 내가 특별히 이쯤 하고 물러나준다."

 

 별안간 리즈가 아이자크의 양팔을 틀어잡고 말했다. 아이자크는 매우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비꼬았다.

 

 "쫄았냐?"

 "개소리 한다. 쫄긴 뭘 쫄아, 임무 나가려면 좀 쉬어야지."

 "뭐? 임무 있었어? 임무도 있는 주제에 왜 지나가던 사람한테 시비를 털어?"

 "글쎄 말이다. 아무튼 좀 쉬다가 다녀와야지. 개새끼 잘 있어라!"

 

 껄껄 웃으며 리즈가 따끈따끈한 손으로 아이자크의 머리를 헝클었다. 아이자크는 반사적으로 리즈의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리즈는 가볍게 방어했다.

 

 "아놔, 당신 오늘 임무면 마음껏 때리지도 못하잖아. 괴물 새끼 속 시원하게 조지고 오고 난 좀 건드리지 마라."

 "귀엽게 구네."

 "염병할."

 

 

 "리즈 새끼 드디어 뒈졌냐?"

 "아이자크!"

 

 (2014.4.10)

 아이자크가 시선을 끌자 에바리스트는 매섭게 다그쳤다. 마지못해 아이자크가 목소리는 낮췄지만 눈빛은 여전히 반항적이었다.

 

 "에바는 알아? 얼마나 좆같은 새끼였다고."

 "아이자크."

 "맨날 '아이자크, 아이자크'……."

 

 아이자크는 뾰로퉁해졌다. 에바리스트는 안타깝게 아이자크를 쳐다보았다. 아이자크는 사실 리즈와 친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리즈에게 화가 나 있었다. 이유는 다양했고, 가끔은 알 수 없었다. 물과 기름 같았다. 태양과 달 같았다. 그러면서도 레지멘트 내에 두 사람의 친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리즈 개새끼……."

 

 에바리스트는 다가가 아이자크의 등을 조심히 토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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