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2일


마을에서 떨어져있는 작은 항구에, 홀로 서 있는 소녀.

하나로 단정하게 묶은 금발은 바람에 나부끼고 금색의 어여쁜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쉴새없이 흐른다.

이 바다에는 예전부터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소원을 적어놓은 양피지를, 작은 유리병에 넣어서 바다에 띄워보내면, 언젠가는 소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문득 그 전설을 생각해낸 소녀는 양피지를 꺼내들어 소원을 적어내렸다.

죄를 지은 건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대신하여 단두대에 올라가 자신의 입버릇을 말하고 그 잊을 수 없는

슬픔의 오후 3시에 목을 베인 자신의 충실한 하인, 아니 쌍둥이 형제.

언제나 그는 그 자신보다 나를 더 아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말이 떨어지면 무릎을 꿇어주었다.

사랑했던 사람조차도 내 말이 떨어지자 자신의 손으로 죽였었다. 그 때의 그의 눈에선 눈물이 쉴새없이 떨어졌었지.

그래도 그는 항상 자신을 위해서 오후 3시만 되면 브리오슈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옷을 바꿔입고 단두대에서 대신 죽어주었었다.

다 필요없었는데, 죽어도 상관 없었는데, 그래도 그는 자기 자신을 희생하였다.

그를 위해서 양피지에 적은 소원은 간단하고도 절실했다.

양피지를 병에 넣어서 힘껏 바다로 던지자

흘러가는 작은 유리병과 그 안에 든 소원을 담은 메세지는 수평선의 저쪽으로 흘러간다.

그는 언제나 가련한 꽃과도 같았던 나를 위해서 뭐든지 해주었는데,

나는 언제나 제멋대로 널 곤란하게 했었지. 하지만 그런 마음도 전하지 못했다.

왜냐면 소원을 들어주는 그, 오후 3시 한순간에 떠나버렸으니까, 그래서 이제 없으니까.

언제나 어디서나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었는데, 소원을 이뤄주는 너, 이제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 바다에 나의 소원을 대신 전해달라고 부탁하는거야.

흘러가는 작은 소원은, 눈물과 조금의 리그렛(후회)을 담은 병.

흘러넘칠만큼의 감정을 담아놓은 병.

병에 담긴 감정만큼이나 금색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투명한 액체.

죄를 눈치채는건 언제나 모든게 끝난 후라고 하지.

지금서야 깨닳는 어리석고 가련한 소녀. 슬픔에 눌려 시들어버린 악의 꽃은 갈기갈기 찢어진다.

흘러가는 작은 유리병과 소원을 담은 메세지는 어느새 수평선을 넘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

흐르는 투명하고 따뜻한 액체는 소녀의 발 밑에 선명한 빗자국을 남긴다.

소녀는 크게 흐느끼더니 모든 것들을, 악의 딸이라도 받아 줄 듯한 넓은 바다에 몸을 던진다.

리그렛(후회)은 모두 버린 채.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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