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0

포케스페 와타루 x 실버

BW N x FRLG 나츠메


[version 와타실버] 

옥상의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잘도 서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고양이같아서, 와타루는 자기도 모르게 '푸훗' 하고 작게 웃었다. 

그러나 되돌아온것은 맞웃음이 아닌 정곡을 찌르는 차가운, 무감정한 말. 

"웃지 마세요. 그다지, 웃고 싶은 날도 아닌데." 

"실버, 그런식이면 아마 너무 아플거야. 마음을 가볍게 하는거야, 

숨을 쉴수 있도록." 

"굳이, 숨을 꼭 쉬어야 할 이유도 지금은,"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세상을 유쾌하게 보는 쪽이," 

"훨씬 불쾌해. 잡소리는 이쯤 하고," 

"춤을 춰야지." 

와타루가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마지막까지 누나가 준 선물은 간직하겠다는 듯, 실버는 그 손을 

장갑을 낀 채 그다지 부드럽지는 않게, 그러니 또 거칠지는 않게 잡았다. 

와타루는 대담하게 그 손을 이끌었다. 

화려하지는 않은 모션으로 아슬아슬하게 좁은 난관을 

스테이지 삼아 춤추는 둘. 

"hop, step, 홈 스텝이야" 

"... ... " 

난간을 밟은 발은 당장이라도 미끄러져 아래로 떨어질 듯하다. 

그래도 실버는 무감정한 은색 눈으로 벽돌색 머리칼을 휱날리며 춤춘다. 

그런데 댄스를 이끌어나가던 와타루가 갑자기 스텝을 멈춘다. 

"조금, 어지럽지 않아?" 

"상관 없잖아요? 당신이 말했잖아, 종말감을 즐기라고." 

이번에는 소년이 리드한다. 

마음속으로 'hop, step,' 박자를 세며. 

드디어, 미끄러지는 발. 떨어져가는 몸. 

여전히 처음의 얼굴을 간직한 채, 차갑고 딱딱한 아스팔트에 

점점 가까워져가는 둘. 


[version N나츠] 

N이 조심스레 그녀의 기다람 흑발을 묶어올렸다. 

"고마워요." 

"응, 별로." 

기본적인 예의만을 간직한 의미없이 차갑기만 한 말. 

아까전의 친절한 행동과는 상반되게, N은 펜싱검을 뽑아들었고, 

나츠메 역시 검을 뽑았다. 

사람이 바뀐것같이, 그 둘은 봐주지 않고 칼을 휘둘렀다. 

이것이 바로 진.검.승.부.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그대로 사망-, 인 것이다. 

어차피, 그런 종말감은 즐길 생각으로 온 둘이였지만. 

두 사람의 칼싸움은 마치 춤추는 두마리의 용 같았다. 

휘리릭-, 칭-, 챙-, 그 소리는 멈출 줕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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