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4)

 스트리밍 종료를 클릭하자마자 미소라의 얼굴이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미소라는 사실은 팬을 전혀 사랑하지 않았다. 귀찮고, 이상하고, 기분 나쁘고. 단편적이고 인위적인 이미지를 수긍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나아가서는 광신하는 남자들. 필요한 것이 있을 때 호응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었지만, 그래도 팬은 미소라에게 있어서 굳이 말하자면 필요하기 때문에만 두는……싫은 쪽이다. 이스루기 미소라는 이성적이고, 의심 많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다. (적어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다.)

 그러니까 누군가를 무심코 믿는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낯선 일이라는 뜻이다.

 찰칵, 찰칵. 두 번이나 찍히고 나서야 미소라는 자신이 무심코 타키가와 사와를 믿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자의 카메라라는 사실조차 일순 잊고 있었다. 팬들에게 필요 이상의 먹이를 주는 것만큼은 싫은 일인데도.

 찰칵. 그리고 미소라는 세 장, 네 장째의 사진이 찍히도록 허락하고야 말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무심코가 아니었다.

 자신이 카메라를 향해 웃기에 사와가 웃는지, 사와가 웃기에 자신이 카메라를 향해 웃는지 알 수 없었다. 단지, 기억을 잃은 수상한 물리학자의 미소에 걸었듯이, 또 한 번 미소에 걸기로 했다.

 사와처럼 환한 미소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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