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7)

 

 “그럼, 그럼……”

 주방을 뒤적거리는 타키가와 사와를 확 노려보는 이스루기 미소라. ‘어디까지나 우리 정체를 밝히지 않을’ 기사에 연구실에 대한 내용은 전혀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딱 잘라 말한 센토 때문에 ‘본격적인’ 것은 취재할 수 없게 되었지만, 작은 사실도 부풀리면 특종이라는 것이 사와의 방식이었다. 그래서 메뉴판을 꼼꼼히 받아적기도 하고 냉장고를 열어보기도 하고 커피포트를 들춰보기도 하고.

 “그렇게 뒤져봐야 아무것도 안 나오고.”

 “특종과 특종이 아닌 것의 차이는 사실의 크기가 아닌 관점의 넓이. 그러니까 ‘아무것도 아니다.’ 같은 생각은 완전 금물!”

 기자의 철학을 한쪽 귀로 흘리며 미소라는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피곤하다. 어떻게 조용히 시킬 수 없을까. 센토, 귀찮은 걸 데려와서는. 문을 열어놓는 멍청이는 또 어떻고. 어떻게 조용히 시키고 돌려보낼 방법이…… 앗, 이어졌다.

 “그럼 차라리 커피라도 마시고 빨리 가버리는 게 낫겠고. 늦은 기사는 아무도 관심 없고.”

 “어어, 그래도 나는 좀 더 천천~히 구경하다 가고 싶은데!”

 “좀 더 빨~리 갔으면 좋겠고.”

 적당한 컵을 집어 포트에 있던 커피를 아무렇게나 따라서 뻔뻔스러운 기자에게 건네었다. 미소라의 불친절한 눈빛을 마주 본 사와는 살짝 웃었다.

 “설탕 넣어줘.”

 “이것저것 요구하고, 최악이고.”

 불만을 곱씹듯이 중얼거린 미소라가 각설탕 두 개를 퐁당퐁당 빠트렸다. 사와는 말없이 팔에 튄 커피 방울을 닦아내었다.

 “사장님은 저쪽?”

 웃었다. 미소라는 그에게 미소를 뺏긴 것처럼 한층 인상을 구겼다.

 “식기 전에 마셨으면 좋겠고.”

 미소라의 재촉에 사와가 잔을 들었다. 후, 후, 하고 두 번 불고 조심스럽게 입에 가져다 댄다. ‘드디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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