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2

포켓몬 레인저 바토나지, 아이스 x 이오리



 「레인저보다 먼저 아루미아의 성에서 푸른 돌을 찾아오라.」


 아이스는 안절부절못하며 지령을 노려보고 있었다. 잘근 씹은 입술에서 피가 날 것 같은 차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스는 모니터 하단의 시계를 보았다―곧 수업시간이다. 이오리 박사가 잠겨있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아이스가 의자를 돌려 이오리를 본다.


 “오. 어서와, 이오리 박사.”


 아이스는 다리를 꼬고, 턱을 괸 채 앉아있다. 이오리가 꼬링크처럼 쫄래쫄래 다가온다. 아이스는 이오리를 향해 미소를 짓는다.


 “안녕하세요, 아이스 씨. 잘 주무셨나요?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성장에 있어서 공부만큼 중요하다고, 레인저 스쿨 시절 미라카도 선생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피곤해 보여?”

 “글쎄요?”


 아이스의 물음에, 이오리가 아이스를 뜯어본다. 듣고 보니 조금 지쳐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윤기 흐르는 머리카락과 수려한 미소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약간?”

 “하하, 그래. 그럼 바로 프로그램 얘기로 들어갈까. 수열 프로그램, 도전은 해봤는데 어떠려나.”


 아이스가 메일 창을 최소화시키고 코딩 프로그램을 켠다. 검은 화면에 형광 초록 글씨가 한 편의 시처럼 이어져있다. 이오리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글씨들을 읽어내린다. 아이스는 이오리의 집중하는 표정에 집중한다. 프로그래밍은 흥미롭지만, 아이스에게 있어서는 프로그래밍보다 이오리 박사가 더 흥미롭다.

 뭐니뭐니해도 이오리는 아이스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타인이다.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일 자체가 새롭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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